6 / 18 (화) 잘 지낸다는 말
저녁스케치
2024.06.18
조회 312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들어 있는가
잘 지낸다는 말
저무는 해가
가득 담긴
잘 지낸다는 말
혼자 먹는 밥에
적막 한 줌 새싹 한 줌
고추장 한 줌 넣어
쓰윽 쓱 비벼 먹었다는 말
웃기도 하고 울기도 했다는
너의 잘 지낸다는 말
안개 낀 차창처럼
뿌옇게 잘 보이지 않는
잘 지낸다는 말
둥글게 둥글게
잘 지낸다는
말
홍수희 시인의 <잘 지낸다는 말>
누가 잘 지내냐고 물어오면
그냥 잘 지낸다고만 대답하게 돼요.
이런저런 일이 많아서 속상하다고
마음을 시원하게 털어놓고 싶은데,
잘 지내냐고 물었으니 잘 지내야만 할 것 같아서.
그러니 잘~이란 한마디에 안부를 눌러 담지 말아요.
하고픈 말들이 가슴에 응어리로 남지 않도록
서로에게 조금만 더 다정해지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