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 25 (화) 사랑한다, 내 인생
저녁스케치
2024.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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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생에게
살려달라고 간절하게 매달렸다

내가 인생에게 해준 게 없어서 면목 없었지만
내 모가지를 잡고 비튼 건 인생이었다

눈물에 밥을 말아 먹으면서
상처에 소주를 마구 들이붓고
살기 위해 온갖 미친 짓을 다 했었다.

인생은 참으로 냉정했다
나에게 쓴 커피도 한 잔 사주지 않았고
아픈 가슴도 한 번 어루만져주지 않았다

공짜를 기대한 건 아니지만
힘들 땐 나를 의탁하고 싶다는 생각이
밀물처럼 밀려왔던 건 사실이다

인생이 너무 미워서 울었고
인생이 너무 싫어서 도망쳤고
인생이 너무 아파서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

이근대 작가의 <사랑한다, 내 인생>

아무리 노력해도 꼭 뜻대로만 되지 않고,
내세울 거 하나 없는 우리네 삶이지만,
그렇다고 외면하거나 도망가지 말아요.
더러는 슬프고, 지치는 날도 있겠죠.
그래도 미워 말고 따뜻하게 감싸안아 줘요.
세상이 우리에게 준 유일한 나의 것,
그게 바로 인생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