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 29 (토) 내 마음의 고삐
저녁스케치
2024.06.29
조회 362


내 마음은
나한테 없을 때가 많다.
거기 가면 안 된다고
타이르는데도 어느새
거기 가 있곤 한다.

거기는 때로
고향이기도 하고,
쇼무대이기도 하고
열차 속이기도 하고,
침대 위이기도 하다.

한때는
눈이 큰 가수한테로
달아나는 내 마음 때문에
고통스러웠다.
아침이슬에 반해서
챙겨오기가 힘들었던 때도
있었다.

저녁노을,
겨울바다로 도망간 마음을
수습하는 데도 애를 먹었다.

이제
내 마음은
완전히 너한테 가 있다.
네 눈이 머무는 곳마다에
내 마음 또한 뒤지지 않는다.
너는 내 마음의 고삐인 것이다.

네가 자갈길을 걸으면
내 마음도 돌부리에 걸려서
넘어질 때가 많을 것이다.
네가 가시밭에 머물면
내 마음도 가시밭에서
방황할 것이다.

너는
나를 위해서도
푸른 초원 사이로
맑은 시냇물이 흐르는
거기에 있어야 한다.

너는
내 마음의 고삐이다.
잊지 말아야 한다.

정채봉 시인의 <내 마음의 고삐>

삶의 고비 고비마다 옳은 방향으로
마음을 끌어주는 이들이 없었다면
오늘의 우린 존재하지 않았을 거예요.

그러니 그대가 나에게,
내가 그대에게.

인생의 미로에서 헤매지 않도록
시련의 파고에도 흔들리지 않도록
마음의 고삐가 되어주기로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