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었지
오늘은 그냥 거기 있어
내가 데리러 갈게
당신한테 가는 길
신호등이 계속 직진 신호였으면 좋겠다
당신 기다리지 않게
뒤따라오는 차가
내 앞을 끼어들지 않으면
좋을 텐데
자꾸 조바심이 나는 건
당신한테 가는 시간이
길어질까 봐 그러는 거겠지.
박광현 시인의 <내가 갈게>
전화기 너머로
울먹이는 소리가 들려오면
지금 바로 가겠다고 말해요.
괜찮다고 해도 무조건.
물론 가겠다고 해서
정말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 사람도 꼭 오길 바라진 않을 거예요.
그래도 가겠다는 말이 듣고 싶고,
꼭 해야 할 때가 있잖아요.
‘내가 갈게’라는 말은
‘넌 혼자가 아니야, 내가 있잖아.’의 줄임말.
힘들 때 그보다 좋은 위로는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