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 27 (토) 마음
저녁스케치
2020.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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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저녁
방을 닦습니다
강바람이 쌓인 구석구석이며
흙 냄새가 솔솔 풍기는 벽도 닦습니다
그러나 매일 가장 열심히 닦는 곳은
꼭 한군데입니다
작은 창 틈 사이로 아침 햇살이 떨어지는 그곳
그곳에서 나는 움켜진 걸레 위에
내 가장 순결한 언어의 숨결들을 쏟아 붓습니다
언젠가 당신이 찾아와 앉을 그 자리
언제나 비어 있지만
언제나 꽉 차있는 빛나는 자리입니다

곽재구 시인의 <마음>


얼룩이 지기 쉬운 자리,
하지만 그 지저분함을
쉽게 알아보기 어려운 자리가
우리의 마음자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누가 와도 편히 앉았다 갈 수 있게,
언제가 햇살이 와서 머물다 갈 수 있게,
우리 마음 안을 자주 들여다보고 닦아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