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 2 (목) 안경, 잘 때 쓴다
저녁스케치
2020.07.02
조회 506
자기 전에 안경을 닦는다
책 속에 꿈이 있는 줄 알고
책 읽을 때만 썼던 안경을
총기가 빠져나간 눈에
덧눈으로 씌운다

잠은 어두우니까 더 밝은 눈이 필요하지
감긴 눈도 뜬 눈이 되어
지나쳐버리는 꿈도 놓치지 않게 되고
꿈도 크고 밝은 눈을 쉽게 알아볼 것 같아
자투리 낮잠을 잘 때도 반드시 안경을 쓰는데

꿈이 자꾸 줄어드니까
새 꿈이 안 오니까
꿈을 더 잘 보려고
꿈한테 더 잘 보이려고
멋진 새 안경을 특별히 맞췄는데
새 안경이 없어졌다
다리는 새 걸로 바꾸지 말걸 그랬어.

유안진 시인의 <안경, 잘 때 쓴다>


나이 들수록 꿈이 작아집니다.
뭔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이내 ‘내가 뭘 할 수 있겠어..’라고 마음을 접게 되죠.
꿈이 작아질수록 꿈을 향한 더 밝은 눈이 필요합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에 힘입어
꿈을 찾는 시도를 해보도록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