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 7 (월) 오래된 손
저녁스케치
2020.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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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 가서 할머니들에게 강연하였다.
살아온 날들을 확인시켜주었다.
저 어른들의 짊어진 짐 위에 더 무엇을 얹는단 말인가.
지금까지 짊어지고 걸어온 짐만 해도 힘에 겨운 한짐이다.
할머니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환하게 바라보았다.
좋은 말 들었다며, 자기 속을 들어갔다 나온 것 같다며,
오래된 두 손으로 내 두 손을 덮어주었다.

김용택 시인의 <오래된 손>


젊은이들은
나는 뭐하는 사람이라고,
이런 일을 해왔다고,

자기 살아온 날들을
말로 표현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어르신들은
거칠고 주름진 손만 봐도
그 분의 삶을 짐작할 수 있지요.

어르신들에게는 오래된 두 손이 곧 삶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