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인지도 모르게
등 뒤에 붙어 들어온
도깨비바늘
나랑 같이 살면
싹도 못 틔운다고
잘못 따라온 거라고
조용히 타이르며
떼어 내는데
바늘 안쪽에 숨겨진 까끄라기가
나를 꼭 잡고
놓지 않는다
잠깐 동안이었지만
너를 떼어낸 자리가
깊다
신미균 시인의 <인연>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면
옷깃을 파고든 도깨비바늘과는
얼마나 깊은 인연이 되는 걸까요.
도깨비바늘이 만든 옷감의 보풀이
헤어지고 난 후에 생긴 마음의 흉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