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는 저녁을
마당에서 먹는다
초저녁에도
환한 달빛
마당 위에는 멍석
멍석 위에는
환한 달빛
달빛을 깔고
저녁을 먹는다
마을도
달빛에 잠기고
밥상도
달빛에 잠기고
여름에는 저녁을
마당에서 먹는다
밥그릇 안에까지
가득 차는 달빛
아! 달빛을 먹는다
초저녁에도
환한 달빛
오규원 시인의 <여름에는 저녁을>
달이 밝은 여름은 밤에도 활기가 넘칩니다.
야외 테라스에 앉아서,
강가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서,
시끌시끌 대화나누는 게 여름밤의 낭만이지요.
마스크 없이 자유롭게,
비구름에서 벗어나 활기차게,
여름을 즐기던 그때가 아련해지는 저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