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미널 대합실이 수런거린다
두 할머니 이야기 소리가 들린다
“참외 중에
가장 맛있는 참외 알아”
“잘 익은 참외 아녀?”
“아녀
일어나기 싫어 이불 속에서 꼬무락거릴 때
방금 따온 참외를
코에 대어 주시던 아버지표 참외야”
참외 향이
대합실을 노랗게 물들인다
천현숙 시인의 <할머니의 추억>
따가운 여름 햇살,
엄마의 호통에도 달아나지 않던 아침잠이
아버지가 가져다준 달콤한 참외냄새,
옆구리 간지럼,
까슬한 수염 공격에
싹 달아나곤 했죠.
아버지가 주신 사랑이 그리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