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이 거꾸로 있다
난 신발을 돌려 출입문을 향해 놓는다
마음이 놓인다
음식점의 신발도
초상집의 신발도
밖을 향해 있다
신발정리를 하는 사람은 신발의 눈동자를
안쪽을 향해 놓지 않고
바깥쪽을 향해 놓는다
신발은 늘 바깥세상을 보고 싶어한다
신발이 거꾸로 있으면
마음이 안으로 향하는 것 같고
신발이 바깥쪽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열려있는 것 같다
세상 풍경 속의 눈이
마음속의 눈보다
더 빛이 나는 것 같다
박성우 시인의 <신발은 밖을 보고 있다>
신발들이
바깥구경을 하는 날보다
현관을 지키는 시간이 많아졌네요.
세상의 풍경을
맘 놓고 밟을 수 있는 날이
어서 빨리 오기를...
단단한 희망을 품고
신발의 눈동자를 바깥쪽으로 돌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