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에 앉아 물었다
나무가 되려면 어떻게 하지?
벤치가 말했다
그렇다면 학교에 가야지.
아이의 경우
아이를 배우지 않아야 훌륭한 아이
학교에 가기만 하면? 내가 묻자
졸지도 않고 조르지도 않으면.
벤치가 일어나
둥글게 부푼 잔디를 툭툭 두드렸다
나이테는 끝나지 않는 물음표
돌돌 말아놓는 갸우뚱이
내 안에 이렇게나 많은데
나는 풍차가 멈추지 않는
마을의 둔덕에 앉아
풍차의 팔이 몇 개인지 세고 있었다
가만히 있어.
풍경이 말했다
조혜주 시인의 <나무수업>
어떻게 하면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어른이 되어서도
정확히 답을 할 수 없지만
하나만은 알 것 같아요.
때에 맞춰 채우고 비울 줄 아는 저 자연 속에는
질문에 대한 답이 있다는 것을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