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 18 (화) 지우개 들고
저녁스케치
2020.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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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니 내 삶은
지우기의 연속이었네
학교에 다닐 때는
틀린 연필 자국 지우개로 지웠네
철 들면서 어른이 되기까지는
하나둘 부끄러움을 지웠네
어른이 된 뒤로는 하나둘
헛된 바람을 지웠네
노인이 되어서도 지우개 들고
손으로는 무언가 자꾸만 지우면서
눈 들어 서편 하늘에, 누가 쓴
노을의 시 읽고 있네

권석창 시인의 <지우개 들고>


헛된 바람은 버리고
부끄러운 기억도 지우고
새로 써보려고 합니다.

매일 새 날을 쓰고 지우는 저 하늘처럼
틀리더라도 다시 써보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