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의 언어에는
존댓말과 낮춤말이 없습니다
다만, 날아다니는 말과
나뭇가지를 옮겨 다니는 말들이 있을 뿐입니다
애벌레처럼 꿈틀대거나
작은 날개를 흉내낸 말입니다
새들의 말엔 예민한 나뭇가지가 있고
허세를 부리는 허수아비의 허풍이 있습니다
가만히 들어보면 마치
하늘로 비상할 꿈을 꾸는
작은 열매를 닮았습니다
말로 싸우는 존재는 인간들입니다
계산된 언어를 생산하고
말의 설계로 무기를 만들고
지배와 억압을 행합니다
같은 말을 쓰는 사람들은
잘잘못 따지고 말로 배제하려 합니다
큰 목소리와 작은 목소리로
사람을 두어 부리려 합니다
오랜 시간 딱딱해진 인간의 말이
말랑한 숲속 둥지에 깃들지 못해
우리가 새들의 언어를
자연이라 일컫는 데는, 어느 귀를 열어도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이명덕 시인의 <새들의 언어>
인간의 언어는
어떤 동물보다 표현이 세밀하고 다양하지만
그 사용법이 아름답지 못할 때가 많죠.
나는 오늘 누군가에게
말로 상처를 준 적이 없나..
되돌아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