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단 하나도 같은 사람이 없는데 왜 이야기는 모두 비슷할까. 지구를 밟고 마주 선 너와 나는 왜 이름을 두고 자꾸 우리라고 부르는 걸까. 지구가 기울기라도 하면 큰일인데.
그러나 우리라는 것은 아무리 조심해도 넘어지기 마련이다. 포개진 우리의 바깥에 너무 많은 여백이 남을 걸 알면서. 그게 우리를 외롭게 만드는 걸 알면서. 나도. 나도. 손을 들면서. 다 같이 넘어지고. 다 같이 일어서고. 까진 무릎을 서로 가려주면서.
그러니까, 그래서,
우리를 우리라고 부르면 덜 외로운 기분이 든다.
류휘석 시인의 <시작 노트>
우리집, 우리 회사,
우리 엄마, 우리 아빠,
우리 딸, 우리 아들,
우리는 유난히도 나보다 우리라는 말을 많이 쓰죠.
너와 나를 우리라고 부르면
서로의 손을 꼭 잡은 듯 마음이 따뜻해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