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31 (금) 볕 좋은 날
저녁스케치
2020.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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볕 좋은 날
사랑하는 이의 발톱을 깎아주리
공손하게 고개를 숙이고
부은 발등을
부드럽게 매만져 주리
갈퀴처럼 거칠어진 발톱을
알뜰, 살뜰하게 깎다가
뜨락에 내리는 햇살에
잠시 잠깐 눈을 주리
발톱을 깎는 동안
말을 아끼리
눈 들어 그대 이마의 그늘을
그윽하게 바라다보리
볕 좋은 날
사랑하는 이의 근심을 깎아주리

이재무 시인의 <볕 좋은 날>


사람의 몸에서
가장 험한 일을 하는 곳이
발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발과 발등을 만져주고
발톱을 다듬어준다는 것은
지극한 사랑과 감사의 표현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