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 12 (수) 나무가 말하는 법
저녁스케치
2020.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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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무엇을 속삭이는가
꽃의 숨소리 공기의 숨소리 나무의 숨소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섞이고 있다
발자국을 감추는 데서 나무의 말이 시작되었다
바스라지는 가랑잎에는 나무의 말이 같이 흩어지는 중이다
무성한 잎새 속에서
나무의 말은 바람에 스며드는 게 익숙해졌다
나무라는 움직임에도,
삼森이란 글자에도 나무의 말이 건너가 있다
나무의 말이 죄다 음각화이니까
나무의 말은 점자가 우선이다
소리라 부를 공명통은 망각했지만
입을 닮은 귀의 흔적은 예민하게 남았다
나무의 말은 숲의 모든 그림자를 물고 있다
나무의 그림자를 따라 천천히 나무속으로 걸어 들어간
옹이를 더듬자 입말이 준비되었다
나무의 말은 숲의 소리 앞쪽에 있다
저 혼자 소리 내지 않는 말이기에
오래전 사람도 나무의 말을 배운 적이 있다

송재학 시인의 <나무가 말하는 법>


꽃의 숨소리, 잎의 흔들림,
쭉 뻗어나가는 가지를 보면
나무의 말소리를 들을 수 있는 듯 하죠.

군데군데 꽃망울을 단 나무들이
“봄이 오고 있어요” 라고 속삭이는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