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무리의 구름이 펑! 하고 튀겨진다
공중으로 팝콘 같은 꽃잎들 날아내린다
벚꽃나무 아래로
꽃잎 무더기 위로
발을 내딛는다
사뿐사뿐 날아 내린 꽃잎들
내 눈의 샘물 위에 꽃잎 뜬다
몸 속 골짜기마다 꽃잎 떠 흐른다
한 생애 이렇듯 꽃잎 띄우고 지나는 때 있다
부서진 꿈의 뼛조각들, 깎인 모서리들
둥글둥글 띄운 채
내딛는 발걸음들
가장 가벼운 때 있다
이나명 시인의 <벚꽃나무 아래>
잠든 사이에 누가
분홍빛 팝콘 한 솥을
튀겨놓고 갔나봅니다.
비록 멀리서 거리를 두고 볼 수밖에 없는 벚꽃이지만
그래도 내딛는 발걸음은 봄처럼 가볍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