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내 마음은 칼이 되어
세상 모든 일들을 도막 내기 시작했다
언제부턴가 내 마음은 칼이 되어
세상 모든 일들을 채 썰기 시작했다
언제부턴가 내 마음은 칼이 되어
칼바위 능선을 오르기 시작했다
칼바위는 까치와 다람쥐를 기르고 있었다
가슴에 소나무를 키우고 있었다
칼바위는 이름이 칼이었으나
칼이 아니었고 늘 쉬고 있었고
내 마음은 이름이 칼이 아니나
칼이 되어 한시도 쉬지 못하고 칼질을 했다
차창룡 시인의 <언제부턴가 내 마음은 칼이 되어>
아주 오랜 옛날에는 칼바위도 뾰족했을 겁니다.
긴 세월동안 깎이고 깎여 지금 같은 뭉툭한 바위가 된 것이죠.
그처럼 날이 선 마음을 다듬는 데도 시간이 필요할 거예요.
말을 삼키는 법, 배려하는 법, 포용하는 법을 알아가면서
뾰족한 마음을 뭉툭하게 만들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