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통을 찾아 모르는 길을 걷는다
멀리 걸어도 찾아지지 않는 아득한 설렘
너에게 보낼 그림엽서를 고르고
하얗게 해드는 카페 창가에서 먼 훗날 너에게 쓴다
언제나 나는 네 편이었어
말해도 돼 귀 기울여 줄게
힘들다고 말해도 돼 사랑하고 싶지 않다고
소치려도 돼 울어도 돼
내가 미소 지으면 힘이 날 거야
이 모든 것들이 지나가리란 걸 너도 아니까
말하고 싶은 순간, 내가 없으면
사랑을 담아 보낸 그림엽서를 읽으렴
그땐 이해할 거야
내 체온으로 따뜻하게 잠자리를 데워 놓고
너를 뉘었던 어린 날의 겨울밤처럼
미리미리 겨울날 준비하듯이 한 얘기란 걸
추위에 마냥 떨지 말고 그림엽서를 읽으렴
그러면 엽서 그림을 뺴닮은 밤하늘 어디쯤에서
빛나는 별 하나가 언 마음을 녹여 줄 잔잔한
위로의 미소와 무한한 사랑의 온기를 보내올 거야
누구나 그러하듯 피해갈 수 없는 추운 순간이 오면
말해도 돼 내가 귀 기울여 줄게
너는 다시 씩씩하게 살아가게 될 거야
우체통에 나를 보내고 돌아오는 길
갈 때는 없던
하얀 꽃 하얗게 가득 핀 가로수
사랑하는 사람아, 눈물 나게 고운 하늘이 있더라
박수옥 시인의 <귀 기울여 줄게>
앞으로 얼마나 험준한 일들을
헤치고 나가야할지 알아서
엄마는 가끔 먼 훗날의 아이를 위해
편지를 씁니다.
10년 후, 20년 후... 아니 평생토록
엄마는 자식에게 가장 든든한 기둥이고 싶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