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모레면 몰라도 글피는 너무 먼 미래, 한 밤 자고 또 한 밤 자도 너무 먼 미래, 내일 모레면 몰라도 글피는 글쎄, 하루 지나고 또 하루 지나도 오지 않는 너무 먼 미래, 그새 두릅 잎은 너무 억세 먹지 못하게 되고 머위는 쓴맛이 더 받치지, 내일 모레면 몰라도 글피는 너무 먼 미래, 당신이 잠든 뒤 별들도 잠든 뒤 소곤거리는 소리, 내일 모레면 몰라도 글피는 너무 먼 미래, 한 밤 자고 또 한 밤 자도 너무 먼 미래, 아이들은 벌써 자라 저녁이 늦어도 돌아오지 않고, 나는 어제 한 약속도 종종 잊어 먹지, 내일 모레면 몰라도 글피는 글쎄, 하루 지나고 또 하루 지나도 오지 않는 너무 먼 미래, 한 밤 자고 또 한 밤 자도 먼 미래,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 같은 그대, 내일 모레면 몰라도 글피는 글쎄.
성선경 시인의 <글피>
눈 깜짝할 새 흐르던 시간도
간절히 기다리는 것이 생기면
10분이 1시간처럼 흘러가지요.
내일, 아니 내일 모레면 몰라도 글피라니...
기다리는 사람에게는 너무 먼 미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