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살아온 나날을 누가
어둠뿐이었다고 말하는가.
몸통 군데군데 썩어
어둠뿐이었다고 말하는가.
몸통 군데군데 썩어
흉한 상처 거멓게 드러나고
팔다리 여기저기 잘리고 문드러져
온몸이 일그러지고 뒤틀렸지만
터진 네 살갗 들치고
바람과 노을을 동무해서
어깨와 등과 손끝에
자잘한 꽃들 노랗게 피어나는데.
비록 꽃향기 온 들판을 덮거나
산을 넘고 바다를 건너지는 못해도
노란 꽃잎 풀 속에 떨어지면
옛얘기보다 더 애달픈
초저녁 풀벌레의 노랫소리가 되겠지.
누가 말하는가 이 노래 듣는 이
오직 하늘과 별뿐이라고.
신경림 시인의 <수유나무에 대하여>
모두 행복한데 나만 힘든 것 같고
아무도 애씀을 알아주지도 않는데다,
타들어 가는 속도 모르고 무조건, 무조건
괜찮을 거라는 말을 들을 때면 참 속상하지요.
그런데 그거, 몰라서가 아니라 믿어서 그런 거예요.
그런데 그거, 몰라서가 아니라 믿어서 그런 거예요.
넘어져도 일어설 수 있는 저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반드시 다시 웃게 될 날이 올 거라고 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