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 7 (금) 또 길을 잃었습니다
저녁스케치
2024.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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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안개가 자욱합니다.

사람들이
가장 분명하게 나타나는 때가
언제인지 아시나요?
내가 가장 힘이 없을 때,
내가 힘이 없다고
사람들이 착각할 때입니다.

그런 인성의 끝자락에서
뜻밖의 사람들
참 많이 경험해 보았습니다.
그래도 담벼락 틈새에서도 피어나는
풀꽃을 생각하며
작은 행복으로 살아갑니다.

익숙한 피에로 웃음소리에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안개 자욱한 숲에서
또 길을 잃고 말았습니다.

좀 앉아 쉬면서
시 한 수 읊어보렵니다.
안개는 금방 흩어지니까요.

문익호 시인의 <또 길을 잃었습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을 것 같지만
안개 속에 서보면 알아요.
가야 할 길이 보인다는 걸.
아무리 짙은 안개라 할지라도
잠시만 기다려 보면 알아요.
결국 햇살이 안개를 뚫는다는 걸.
그러니 조심조심 걸어가기로 해요.
안개 가득한 날의 연속이라도 해도
안개 너머엔 좋은 날이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