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 8 (토) 삶은 기다리는 것
저녁스케치
2024.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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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긴 여로에
외로움이 파도처럼 밀려오면
그리움 한 조각 베어 삼키며
설은 걸음 떨쳐 냅니다
거센 눈보라가 몰아치는 날이면
꽃 피고 종달새 지저귀는
햇살이 포근한 봄날을 그리며
아이들이 어렸을 땐
번듯한 성년이 되어주기를
몸과 마음을 다해
소망하며 꿈을 꿉니다
굽이굽이 넘던 고갯길
움푹 패인 얼굴엔
검은 머리에 빛바랜 하얀 세월만이
진종일 누구를 기다리는지
장작불에 생선 꼬리 구워 놓고서
이제나저제나
동네 어귀 바라보는 백발의 노모처럼
안정순 시인의 <삶은 기다리는 것>
밥 짓는 것조차 충분히
뜸을 들이고 기다려야 하듯
모든 일엔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가끔은 이런다고 될까,
누가 알아주기나 할까,
모든 노력이 헛수고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요.
그래도 속는 셈 치고
조금 더 기다려 보기로 해요.
기다림 속에서 한층 더 깊어 갈
우리 삶을 위해서 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