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밖에 없는 딸을 위해 오토바이를
태워 동네를 마실 다니실 때
늘 뒷모습을 보여 주셨다.
새마을 운동으로 동네 도로 공사하러
현장에 가시던 뒷모습
새참으로 나온 빵을 챙겨 오셔서
나에게 주시던 그 모습
어제는 온종일 아빠의 뒷모습이 떠올랐다.
어제 아침에 동치미를 아삭아삭 베어먹는데
울 딸은 무 씹는 소리가 너무 이쁘네 하시던
아빠의 목소리가 생각나 눈물이 나왔다.
돌아가셔서 뵐 수는 없지만 늘
나에게 인생은 도전이야
오토바이 그만 타고 나중에
자가용 타고 다녀
어제 퇴근길에 운전하며
아빠의 그 말씀이 생각나
노을을 보며 한참 울었다.
임은실 시인의 <아빠의 뒷모습을 본 적이 있다>
몸과 마음이 아플 땐 엄마의 품이 그립고,
삶이 고달픈 날엔 아버지가 떠오릅니다.
퇴근길 술 한잔이 유일한 위안이었을 메마른 삶,
호탕한 웃음에 가려진 슬픈 눈이 왜 이제야 보이는지.
그 무거운 짐들을 홀로 짊어지느라
제대로 펴보지도 못하고 굳어버린
아버지의 등이 떠올라 가슴이 먹먹해져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