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 없는 바람이나 구름으로
내 그대 곁에 오래 머물고 싶다.
흔들리며 떠돌다가
졸고 있는 그대의 풍경소리로 깨어나고
메마른 가슴 적시는 비로 내려
그대의 덧없는 옛날이고 싶다.
나를 잊은 떠돌이의 손수건으로
오래도록 애잔하게 나부끼다가,
그대를 맴돌며 여윌 수 있게
캄캄한 속을 헤매다가,
흔적 없는 바람이나 구름으로
내 이제 그대 곁에 머물고 싶다.
강남주 시인의 <떠도는 자의 일기>
우리가 서로의 곁에 머물러 주면 좋겠습니다.
그 시간이 잠시 일지라도
누군가에게 온기를 남기고 갈 수 있었으면...
떠도는 사람보다는
여기 머물렀던 사람으로 기억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