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즘
웃음이 부쩍 늘었습니다.
웃음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습관이 중요합니다.
텔레비전은 어디에나 있고
개그맨은 언제나 등장합니다. 느닷없이
나둥그러지고 느닷없이 자지러져
그런 걸 보면서 밥을 먹지요. 두 그릇씩 꼭꼭 먹지요.
정신없이 수저를 놀리다 보면
미처 발라내지 못한 한 조각 날 선 비애가 무른 잇몸에
불쑥이 들어박히기도 하지만
눈물이 찔끔 나기도 하지만, 그렇지만
웃음은 부쩍 늘었습니다.
웃음은 굳세고 웃음은 누구보다 영민하니까
웃음도 밥을 먹지요 두 그릇씩 꼭꼭 먹지요.
흑백의 화면 속으로 슬그머니 기어들어가
내가 막춤을 추면
기다렸다는 듯 웃음은 자지러집니다.
빨개진 얼굴을 감싸 쥐고 바짝 마른 어깨를 들먹입니다.
조명이 꺼진 무대
모두가 퇴장한 뒤에도 웃음은, 나의 웃음은
혼자 깔깔깔 서 있습니다.
박소란 시인의 <웃음>
웃음은
거의 참을 수 없는 슬픔을
참을 수 있는 어떤 것으로,
나아가 희망으로 바꿔놓는다는 말이 있지요.
일부러라도 크게 웃어봐요.
굳세고 영민한 웃음이
우리의 슬픔도 희망으로 바꿔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