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요
괜찮다는 말은
괜찮지 않다는 말이에요
세상에 괜찮은 게 있던가요
세상에 괜찮은 건 없어요
우리는 괜찮지 않을 때
놀란 얼굴로, 괜찮아?
묻곤 하지요
괜찮지 않아도
아프지나 말자고
떠나는 당신 등에 대고
나는 말해요, 괜찮아요
나를 향해서도 말해요, 괜찮아
괜찮아요
그런 줄 알지만 다 알지만
왼쪽 귀를 대봐요
당신도 괜찮지요
하면서도 괜찮지 않았으면 해요
권자미 시인의 <괜찮아>
우리는 정말 괜찮아서 ‘괜찮다’고 말하기보다는
괜찮고 싶어서 ‘괜찮냐’고 묻고 대답합니다.
안심하고 싶어서, 잊고 싶어서, 나아지고 싶어서,
괜찮지 않으면서도 ‘괜찮아’ 라고 말하곤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