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 6 (수) 단풍나무
저녁스케치
2019.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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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다

저 단풍나무처럼
말하지 않고 잎을 키웠으면 좋겠다
키운 잎
노랗게 물들였으면 좋겠다

떨어져 거름이 되었으면 좋겠다

봄을 맞고 여름을 견뎌내고
가을에 익었으면 좋겠다
겨울을 살았으면 좋겠다

말하지 않고, 말하지 않고
저 단풍나무처럼 뿌리를 키웠으면 좋겠다

윤종영 시인의 <단풍나무>


키가 크고
마음이 넓어지는 데는
말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진정한 사색과 깨우침도
말하지 않을 때 일어나지요.

조용히 나이테 하나를 굳혀가는 저 단풍나무들처럼
우리도 침묵의 시간도 가져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