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수업엔 몇몇
할머니들이 끼어 있다
그들은 늘 앞자리를 차지하고
나는 그들 뒤에 땡볕처럼 앉는다
나보다 이십 년을 더 살아낸
노인들이 몸을 쭉쭉 늘인다
우물처럼 깊게
해안선처럼 길게
숨이 짧은 내 몸은 그들처럼
늘어나지도 젖혀지지도 꺾이지도 않는다
삶을 꾸준히 단련한 자들은 얼마나 대단한가!
바닥을 구르는 나의
모서리가 으깨진다
파슬파슬한 먼지가 피어오른다
목구멍에서 비명이 비닐막처럼 떤다
예감했던 걸까
처음 요가 수업에 왔던 날 나는
이유 없이 눈물을 흘렸던 것도 같다
알 수 없는 그 눈물에 놀라
조금 더 울었던 것도 같다
내일 입을 옷까지 서로 알고 있는
노인들은 풍성하고
마른 실뿌리 같은 나는 홑겹이다
조은 시인의 <여우비>
익숙한 듯 무심한 몸짓에서
당신의 지난 삶이 보였습니다.
그렇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애를 썼을까...
나도 모르게 굵은 눈물 한 방울이 뚝 떨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