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들판을 날아온
새들이 지친 몸으로
나뭇가지를 딛고 앉습니다
나무는
누군가 자신을 딛고 앉기를
기다렸지요
하룻밤을 쉬고 난 새들이
나뭇가지를 딛고
훌쩍, 하늘로 날아오릅니다
누군가
자신을 딛고 높이 오르기를
나무는 기다렸지요
권영상 시인의 <나무는 기다렸지요>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나무는
누군가가 자신을 찾아와주길,
제 어깨와 등에서 잘 쉬었다가
무사히 가길 바랄지도 모르겠네요.
떠나는 새에게 나무는
이런 인사를 하지 않았을까요?
“또 와, 기다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