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나무 사이 나무의 풍경이 있고 나무의 풍경과 나무의 풍경 사이 나무의 노래가 들린다 나무의 노래와 나무의 노래 사이 나무의 붉음이 있고 나무의 붉음과 나무의 붉음 사이 나무의 손길이 있다 나무의 손길과 나무의 손길 사이 나무의 바람이 있고 나무의 바람과 나무의 바람 사이 나무의 눈물이 있다 나무의 눈물과 나무의 눈물 사이 나무의 죽음이 있고 나무의 죽음과 나무의 죽음 사이 나무의 그림자가 있다 나무의 그림자와 나무의 그림자 사이 나무의 발자국이 있고 나무의 발자국과 나무의 발자국 사이 나무의 귀가 있다 나무의 귀와 나무의 귀 사이 나무의 잎사귀가 있고 나무의 잎사귀와 나무의 잎사귀 사이 나무의 구멍이 있다 나무의 구멍과 나무의 구멍 사이 나무의 겨울이 있고 나무의 겨울과 나무의 겨울 사이 나무의 빛이 있다 나무의 빛과 나무의 빛 사이 나무의 고독이 있고 나무의 고독과 나무의 고독 사이 나무의 눈이 있다
권기덕 시인의 <나무들>
나무와 나무 사이에 서서
나무들의 안부를 묻고 싶은 요즘입니다.
지난 태풍 때 무섭지는 않았는지,
부러진 가지가 많이 아프지는 않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