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묘를 간다
가시나무 많은 산을
꽃 차림 하고 줄지어 오르고 있다
맨 앞엔 할아버지가
그 뒤엔 아버지가 가며
굵은 가시나무 가지라면 젖혀 주고
잔가지라면 부러뜨려 주고……
어린 자손들은 마음놓고
산열매도 따며
산길을 오르고 있다
도란도란 말소리가 흐르고
그렇게 정이 흐른다
산 위에 동그랗게 꽃 줄을 내는 일가족
오늘밤엔 꼭 요 모양인
달이 뜨겠다
성명진 시인의 <추석>
손자손녀들이 다치지 않고 걸을 수 있게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걷기 좋은 길을 만들어주는 것.
사랑이란 이런 작은 배려들의 쌓임을 말하는 거겠죠?
할아버지에서 아버지,
아버지에서 손자손녀로 내려오는 사랑이
참으로 따스하게 느껴지는 추석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