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 12 (금) 단골집이 없어진다는 것은
저녁스케치
2019.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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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하나뿐인 단골집 식당이 사라졌다
그 식당에 드나들던 사람들
사소한 즐거움 하나를 잃어버렸다
약속을 잡지 않아도 그곳에 가면
낯익은 사람들 만날 수 있어 좋았다

꾹꾹 눌러 담은 고봉밥과 맛깔나는
된장찌개 내주던 할머니 백반집도 사라지고
알싸한 고향 바다 냄새를 토하며
한여름 허기를 달래주던 깡다리집도
기막힌 국물로 국수를 말아주던
간판 없는 작은 식당도 사라졌다

더불어 사는 사람살이를 향기롭게 하던
작은 공간들이 그렇게 하나씩 사라지고 있다
구원과 위안은 미래의 원대한 것보다는
오늘의 작고 사소한 것들에게서 온다

단골집이 없어진다는 것은 대체할 수 없는
사소한 위안 하나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그 동네 식당에 드나들던 사람들에게는
아름다운 한 시대가 저물어간다는 것이다
식당 하나 없어진다고 세상이 바뀔까

김완 시인의 <단골집이 없어진다는 것은>


단골식당이 주는 특유의 편안함이 있습니다.
사장님과 손님이
하루 안부를 묻는 모습이
어색하지가 않는 그런 곳,
가끔 메뉴판에 없는 메뉴를 시켜도
쓱쓱 만들어주시는 곳,
그런 단골가게가 없어지고 나면
버릇처럼 향하던 걸음도 길을 잃게 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