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유리창이 다 닫혀있으면
집에 아무도 없는 거다
편지꽂이에 편지가
그대로 꽂혀 있으면
아직 아무도 안 들어온 거다
현관문에 피자집 광고지가
그대로 붙어 있으면
정말로 없는 거다
그래도 혹시나
벨을 눌러 본다
아무런 기척이 없다
혼자서 현관문을 딸깍, 열면
집안에 있던 냄새들이
와락,
안긴다
냄새만 안고 있어도
따뜻하다
신미균 시인의 <가족>
퇴근하는 길...
'오늘은 나보다 먼저
집에 온 사람이 있을까, 없을까?'
기대하며 들어가게 될 때가 있죠.
집에 아무도 없으면 좀 쓸쓸하지만
그래도 가족들의 흔적이 가득 묻어있는 집은
여전히 따뜻하고 포근한 나의 울타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