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 27 (월) 긴장과 간장 사이
저녁스케치
2019.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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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무렵 아내로부터 문자가 왔다
"긴장이 떨어졌어"
누구의 무엇의 긴장인가
나이 들면서 떨어지기 시작한 내 시의 긴장 말인가
툭 하면 핸드폰을 놓고 출근하는 내 생활의 긴장 말인가
때 아닌 긴장이라니
안다 스마트폰 문자를 찍는데 점 하나를 놓친 것이다
음식 만드는데 간장이 떨어졌다고
퇴근길에 마트에 들려 한 병 사오라는 뜻일텐데
한 단어 쓰는데도 아내는 긴장을 놓친 것이다
아니다 아내는 시방
헐거워진 내 생활에 훈수를 두는 것이다
단어 하나에도 긴장이 필요하다
적당량의 간장이 들어가야만 음식도 간이 맞고 맛이 나듯
너무 많이 넣으면 짜게 되고
너무 조금 넣으면 싱거워서 맛이 없는 간장처럼
사람 사이의 만남에도
생활에도 시에도 적당량의 긴장이 필요하지 않겠냐고
간장이 긴장이 되어
느슨해진 내 호흡을 조여준다

복효근 시인의 <긴장과 간장 사이>


나는 내 생활과 일,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어느 정도 주의를 기울이고 있나 돌아보게 되네요.
너무 느슨해져 헐거워지지는 않았는지,
너무 꽉 조여서 옴짝달싹 못하는 상태는 아닌지,
마음을 적당히 조이고 풀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