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둔 하늘 환히 밝히는
큰 불꽃은 아니어도
세상의 어느 모퉁이
작은 불꽃이 되고 싶다.
한 송이 들꽃이 너른
들판의 한 점 불꽃이듯
커다란 세상의 한 작은
불꽃이면 좋겠다.
먼저는 내 가슴속
어둠을 밝히고
그리고도 남는
얼마쯤의 빛이 있다면
생이 외롭고 쓸쓸하여
말없이 눈물 짓는
누군가의 가슴속에서
조용히 타오르는
작지만 밝고 따스한
불꽃이 되고 싶다.
정연복 시인의 <불꽃>
우리는 한 개비의
성냥이 아닌가 싶습니다.
성냥갑 안에 잠들어 있다가
세상과 사람을 만나면 타오르는,
그런 성냥 말이죠.
불꽃처럼 살기 위해 애쓰지만
우리는 이미
세상 모퉁이에서,
사랑 속에서 타오르는
환한 불꽃이 아닐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