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것은 흔들리면서
튼튼한 줄기를 얻고
잎은 흔들려서 스스로
살아있는 몸인 것을 증명한다
바람은 오늘도 분다
수 만의 잎은 제각기
몸을 엮는 하루를 가누고
들판의 슬픔 하나,
들판의 고독 하나,
들판의 고통 하나도
다른 곳에서 바람에 쓸리며
자기를 헤집고 있다
피하지 마라
빈들에 가서 깨닫는 그것,
우리가 늘 흔들리고 있음을
오규원 시인의 <모습>
꿋꿋이 살고자해도
이내 몰아치는 바람에
또 다시 흔들리는 게 인생이라면
‘그래 바람이 불면 쓸려도 주겠노라’
그렇게 마음먹으면 조금은 편안해지지 않을까요.
이런 흔들림도 우리가 살아있다는 증거이니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