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묻어두었던
무를 꺼낸다
몇 년 동안 옷장 속에 넣어두었던
옷을 꺼낸다
20 여 년 보관했던
연서를 펼쳐든다
봄
이
다
묻혀있던 것들의 환호가
아지랑이로 피어오르고
그것을 신호로
산에, 들에
꽃봉오리가 툭, 툭 터진다
채재순 시인의 <봄, 묻혀있던 것들의 환호>
봄이 오니
겨우내 묻혀있던 것들이
하나씩 땅 위로 올라옵니다.
반가웠다고, 그리웠다고, 보고싶었다고,
꺼내어진 것들의 얼굴을
오래도록 마주하고 싶어지는 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