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본관 앞
부아앙 좌회전하던 철가방이
급브레이크를 밟는다.
저런 오토바이가 넘어질 뻔했다.
청년은 휴대전화를 꺼내더니
막 벙글기 시작한 목련꽃을 찍는다.
아예 오토바이에서 내린다.
아래에서 찰칵 옆에서 찰칵
두어 걸음 뒤로 물러나 찰칵 찰칵
백목련 사진을 급히 배달할 데가 있을 것이다.
부아앙 철가방이 정문 쪽으로 튀어 나간다.
계란탕처럼 순한
봄날 이른 저녁이다.
이문재 시인의 <봄날>
한시가 급한 배달원의
오토바이도 멈추게 할 만큼
봄날의 꽃들은 아름답네요.
우리도 봄을 배달하는
배달원이 되어볼까요?
퇴근길 발걸음을 멈추고 찰칵!
누군가에게 봄소식을 전해보면 좋을 저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