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국에서
할아버지 할머니를 모시고
사자성어로 된
낱말 알아맞히기 게임을 하였다.
등 굽은 할아버지가
우리같이 오래오래 함께 사는 인연을
뭐라고 하느냐고 할머니에게 물었다.
그러자 “평생웬수!”
정답은 “천생연분!”
평소엔 티격태격
싸움이 잦은 부부가 있었다.
하루는 아내가 교회에 나가서
목사님의 설교도 좀 듣고
제발 착하게 사는 사람이 되라고
사정하였다.
주일에 교회에서 돌아온 남편이
너무도 고분고분하고 살가운지라
오늘 목사님 설교에
네 이웃을 사랑하라고 하시던가요? 하니
아니, 원수를 네 몸같이 사랑하라고 하던데.
유응교 시인의 <부부 관계 유감>
귀찮다면서 챙길 건 다 챙겨줘요.
아마도 전생에 원수였을 거라면서도
서로가 없는 삶은 상상조차 할 수 없고,
고운 정에 미운 정까지 더해지니
이젠 눈빛만 봐도 마음이 읽어져요.
그러니 어째요.
미울 땐 슬쩍 눈감고 모른 척하는 수밖에.
그래도 세상에 하나뿐인 내 편이니까.
여전히 사랑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