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우리는
서로의 섣부름이었습니다
같은 음식을 먹고
함께 마주하던 섣부름이었습니다
남들이 하고 사는 일들은
우리도 다 하고 살겠다는 다짐이었습니다
발을 툭툭 건드리던 말이었다가
화음도 없는 노래를 부르는 입이었다가
고개를 돌려 마르지 않은
새 녘을 바라보는 기대였다가
잠에 든 것도 잊고
다시 눈을 감는 선잠이었습니다
박준 시인의 <선잠>
지금 생각하면
첫사랑은 마음만 앞섰던 거 같아요.
서툴렀고 어설펐고 감정적이었죠.
분명 사랑했었는데
다 사랑하지 못했던 느낌...
깊이 들지 못한 선잠 같은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