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대못질 해두었던
그 마음이 사라졌다
차가운 벽
그 속으로 들어가
스며들었던 것
그러나 떠난 이의 뒷모습처럼
바래어 가는 벽지 꽃은
아직 꽃대에 웃음을 달고 있었는지
부화하듯
물안개로 피어, 피어나
하늘로 올려 보내는
한 사람의 뒷모습을 기억하게 한다
너무 빨리 가면 스치며 뒤에 남고
너무 느리게 가면 기다림의 빈자리 서늘한 것
살아지는,
사라지는,
아, 그리하여 스며드는 마음을
강에게 묻다
임대수 시인의 <강가에서의 하룻밤>
강과 산, 바다,
자연 가까이에 있으면
못처럼 깊이 박힌 근심 걱정이
서서히 누르러드는 것을 느끼죠.
자연은 아픔을 사라지게 해서
우리를 또 그렇게 살아가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