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란 말 참 좋더라
그렇게 따스울 수 없더라
후우 하고 내뱉고 나면
가슴속까지 편안해지는 말
콧구멍 간질이며 온몸을 덥히는 말
그러나 바닥까지 내려놓으면
돌멩이처럼 싸늘해지는 말
산다는 건
누구나 자기 몫의 어둠을 길들이는 일
슬픔의 모서리를 숨통처럼 둥글게
둥글게 깎아내는 일
몸속을 돌아 나온 더운 숨으로
물결인 듯 눈물인 듯
붉은 꽃을 피우는 일
휘민 시인의 <숨은 꽃>
우리의 삶이 숨 쉴 틈 없이 바쁘지만은 않았으면 해요.
들숨과 날숨이 고르게 들고나는 여유가 있었으면 해요.
깊은 숨에서 나온 따뜻한 입김으로
누군가의 차가운 손을 녹여주고
꺼져가는 작은 불씨도
부드러운 숨으로 다시 살릴 수 있었으면...
우리의 더운 숨이 붉은 꽃처럼 피어났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