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은 푸른 것
모여서 더 푸른 것
낮아져서 흘러내릴 때
더 낮은 것으로 스스로 맡기는 것
실개천 지나서
강에 이르러서야
그 또한 혼자가 아님을 알게 되는 것
무수히 모여서
대해로 향하게 됨을 알게 되는 것
도란도란 나누며
모든 슬픔이 한 가지로 시작됨을 알게 되는 것
거기에 다 모여서
더 슬퍼질 수 없는 것
낮아질 수 없는 바닥에서
서로를 물끄러미 쳐다보는 것
슬픔은 더 낮아질 수 없는 것
주강홍 시인의 <슬픔은 푸른 것>
아픔을 털어놓으면서
위안을 받을 때도 있어요.
상처를 씻어주기도 하고,
누군가와 함께 눈물을 흘리면서
우리가 같은 마음임을 알게 되기도 하죠.
그러니까 슬픔이 어둡기만 한 것은 아니에요.
눈물이 모인 슬픔은 세상 물이 모인 바다처럼 푸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