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 14 (목) 주전자 꼭지처럼
저녁스케치
2019.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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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 아비가 되면 손발 시리고
가슴이 솥바닥처럼 끄슬리는 거여.
하느님도 수족 저림에 걸렸을 거다.
숯 씹은 돼지처럼 속이 시커멓게 탔을 거다.
목마른 세상에 주전자 꼭지를 물리는 사람.
마른 싹눈에 주전자 꼭지처럼 절하는 사람.
주전자는 꼭지가 그중 아름답지.
새 부리 미운 거 본 적 있냐?
주전자 꼭지 얼어붙지 않게 졸졸졸 노래해라.
아무 때나 부루루 뚜껑 열어젖힌 채
새싹 위에다 끓는 물 내쏟지 말고.

이정록 시인의 <주전자 꼭지처럼>


저 사람이 저리 행동하는 데도 이유가 있을 거라고
마음의 상처가 큰 사람인가보다라고 이해해보는 겁니다.

화난다고 뚜껑부터 열기 전에
달래도 보고, 다독여도 보고, 숙여도 보고...

아무 때나 울컥하는 감정 쏟아내지 말고
졸졸졸 흘려보내보는 연습을 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