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5 (토) 겨울 강물
저녁스케치
2019.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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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두절미의 자세가 저것일까. 세상사 밑바닥 혼자 견디는 겨울 강을, 꽝꽝 얼어 혹독한 빙판에 이마도장 무릎도장 새겨넣듯 오직 한 가지 자세로 드문드문 놓아준 억새방석마저 밀쳐놓고, 천만 개의 손으로 잔등을 엎어주려 다가서는 함박눈마저 거절하고, 삶의 급물살에서 빠져나와 숨소리도 납작 엎드린 겨울 강을, 어서 몸 일으키라고 잡아끄는 북풍의 가슴깃도 끝끝내 털어내는 저 겨울 강의 시린 어깨를, 본다. 따순물 한 숟갈 떠 넣어주려 무릎 세우다 어둠 속에 주저앉는 저녁노을의 눈꼬리도 가만가만, 눈물 마를 때까지 본다.

김선아 시인의 <겨울 강물>


봄, 여름, 가을 세 계절 동안
억세며, 노을빛이며 다 받아주던 강물이
겨울이 되니 포근한 함박눈도 거절하고 혼자 있겠다고 하네요.

사람도 그럴 때가 있죠.
주변에 모든 것들과 멀어져
잠시 혼자 있고 싶어지는 때...

마음의 겨울바람이 불어오면
그대로 얼어버려도 좋습니다.
그렇게 한동안 멈춰 지냈다가
마음이 녹을 때 다시 흐르면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