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 21 (금) 오늘
저녁스케치
2018.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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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늘을 한 접 더 사 오는 것으로 남은 겨울을 준비합니다 그대로 두어야 할 것은 분명하지만 새로 들여야 할 것을 잘 알지 못하는 탓에 반쯤 낡았고 반쯤 비어 있는 채로 새해를 맞습니다 어제는 '들'이라 적어야 할 것을 '틀'로 잘못 적었지만 고치지 않았습니다 달라질 것은 이제 많지 않습니다 내일은 바람이 잦아든다고 하니 구경을 겸해 뒷산을 오를 것입니다 며칠 전 내린 큰 눈이 아직 나무들 위에 쌓여 있을 테고 그러다 어디서 바람이라도 불어오면 날리는 백매白梅를 함께 보았던 사월도 부럽지 않을 것입니다

박준 시인의 <오늘>


버릴 것은 버리고
남겨야 할 것들만 남겨둡니다.

내년을 맞이할 준비가 끝났으니
이제는 그저 해오던 일들을 해야겠지요.

뒷산도 가고, 바람도 맞고, 사람도 만나며
오늘 해야 할 일들을 해나가다 보면
새해는 그렇게 올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