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생각이 나면
시래기국집을 찾는다.
해묵은 뚝배기에
듬성듬성 떠 있는
붉은 고추 푸른 고추
보기만 해도 눈시울이 뜨겁다.
노을같이 얼근한
시래기국물 훌훌 마시면,
뚝배기에 서린 김은 한이 되어
향수 젖은 눈에 방울방울 맺힌다.
시래기국을 잘 끓여 주시던
할머니는 저승에서도
시래기국을 끓이고 계실까.
새가 되어 날아간
내 딸아이는
할머니의 시래기국 맛을 보고 있을까.
황송문 시인의 <시래기국>
오늘처럼 바람이 살을 에일 듯 부는 날에는
고향생각을 나게 했던 단골식당이 생각납니다.
저렴한 가격에
마음까지 채워주던
오래된 식당들은
모두 어디로 갔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