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 3 (월) 바늘의 시
저녁스케치
2018.12.03
조회 457
평생 엮으며 살았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사이와 사이를, 끊을 수 없는 관계와 관계를 비굴한 웃음과 비루한 눈물로 이어가는 한 편의 이야기처럼, 검은 가루가 묻은 입술을 콕콕 찌르면서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뾰족한 끝을 세워 다시 엮곤 했다. 관통하며 살았다. 누군가의 뚫린 가슴을 향해 꾸역꾸역 온몸을 던졌다. 직설과 직립으로 한 땀 한 땀 틈을 메웠다. 손을 흔들거나 등 돌리지 않았다. 뒷걸음치지도 않았다. 닳고 헤진 생을 그렇게 앞만 보며 채워나갔다. 그리하여, 아무 데나 버릴 수 없는 깐깐함이 남았다.

이향란 시인의 <바늘의 시>


바늘처럼 꾸준히
한 땀 함 땀 나아가다보니
벌써 올해도 12월입니다.

글쎄요..
누군가는 왜 그리 힘들게 사냐고 하지만
그렇게 꾸준했기 때문에 올해도 잘 버틴 거 아닐까요?

갈 수 있을 때까지는 계속해서 가보는 거
그게 우리의 인생이 아닌가 합니다.